달라지는 시민사회단체 운동
달라지는 시민사회단체 운동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9.3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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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 숙 자 교육문화부장

'시민단체'하면 아직도 '반대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부정적 시선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의 투쟁자 역할을 많이 담당했기 때문이다.

청주에서도 시민단체가 벌인 투쟁의 역사는 길다. 청주 3·1공원에 세워진 친일파 정춘수 동상을 강제로 끌어내리며 정부와 대치상황을 벌였는가 하면. 10여년 전 무심천 하상도로 건설을 온몸으로 반대하며 막았던 일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각 기관의 정책에 대해 감시와 견제기능을 담당하며 끊임없이 지역에서 자기 목소리를 냈다.

개발과 환경보존이라는 상충되는 현안에 대립각을 세우며 투쟁의 역사를 이어온 시민단체는 10여년을 때론 압력단체로 등장하며 지역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지역민의 생각을 전달해 왔다.

이러한 시민단체의 힘은 단체의 건강성과 정론을 기본으로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생성된 것이었음은 물론이다. 더구나 견제와 비판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요구되고 있는 단체의 건강성은 열악한 근무조건을 무릅쓰고 지속적인 사회변화 운동을 주도하는 힘을 실어 주었다.

이렇게 첨예한 대립각의 중심에 서 있던 시민단체들이 새로운 역사의 물줄기를 타고 서서히 운동의 양상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대립양상을 보여왔던 운동이 최근 색깔을 달리하며 시민과 함께하는 실천운동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지난 23일 청주 상당공원에선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청주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지렁이화분 만들기를 전개했다. 이날 행사는 날로 심각해지는 지구촌 쓰레기문제를 어린이와 학부모가 함께 고민하고 친환경화분을 직접 만들어봄으로써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환경운동을 배우는 자리로 마련됐다.

원흥이생명평화회의도 지난 9월 중순부터 한달간 지역민을 대상으로 매주 1회 시민생명강좌를 열고 있다. 지역현안과 직접 관련된 이슈를 유명 인사의 초청 강연으로 듣고. 환경적 삶과 실천적 행동에 따른 인지적 접근으로 생활환경운동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여성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청주YWCA도 27일 상당공원에서 재활용을 테마로 생활운동에 나섰다. 에너지 고갈의 주원인이 소비로 인한 자원사용임을 초점에 두고 벌인 이날 행사는 시민들의 높은 참여가 이루어지며 성숙한 환경운동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사회적 기업 올리의 성공 사례는 공공성 확보와 기업이라는 조화로운 매치를 보여줌으로써 답보된 시민사회단체 운동에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시민사회단체 운동의 변화 요인은 무엇인가. 우선 사회적 성숙을 꼽을 수 있다. 무조건적 개발위주의 정책이 아니라 공감대를 형성하며 함께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사회 분위기는 더이상 대립각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협조와 견제가 이루어지는 사회적 분위기는 시민사회단체 운동의 색깔도 변화시키고 있다. 대립각이 아니라 상생과 조화로 말이다.

여기에 시민이 없는 시민운동은 어느 곳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은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실천운동으로 전환하고 있다. 몇몇 운동가의 구호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 속에 시민을 중심에 두고 있음이다.

이제 걸음마 수준으로 시작되고 있는 여러 실천운동은 다양한 갈래에서 다양한 행사로 펼쳐지고 있다. 새롭게 전환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운동 역시 견제와 감시. 비판의 기능을 잃지 않는 건강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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