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위층을 위한 '귀족음식'에 중국인들 분노
中, 고위층을 위한 '귀족음식'에 중국인들 분노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2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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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오염 유제품 파동으로 최대의 식품 안전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에서 고위 관료들을 대상으로 최고급 원료들로 만든 특별 식품이 제공되고 있어 중국인들의 분노를 촉발하고 있다.

중국의 고위 관리들은 몽고의 목초지에서 사육된 호르몬 물질이 제거된 쇠고기와 티베트의 산기슭에서 재배된 유기농 차, 백두산의 눈을 녹인 물로 재배된 쌀, 생선과 쌀로 유명한 후베이성(湖北)의 생선 등 최고급 식품들을 제공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이 제공하는 제품들의 생산 과정은 엄격한 가이드라인 아래 철저히 통제되고 있으며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채 고위 정부 관리들 및 퇴직 부주석급 이상의 고객들을 중심으로만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철처한 유기농법으로 만들어진 이 같은 ‘귀족 음식’ 제공은 구충제 오염 야채, 암유발 물질 오염 생선, 공업 염색제 오염 계란 등 불량식품 파동의 악순환에 노출된 일반 국민들의 불만을 초래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당국이 운영하고 있는 특별식품제공센터( Special Food Supply Center)의 주융란 책임자는 건강보조식품 관련 제조 기업 관계자들과의 면담 도중 “우리는 모두 일반 식품의 생산과정에서 화학비료, 구충제, 항생물질 등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이는 말할 필요도 없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 발언은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블로그를 비롯한 중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확산되고 있어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엘리트 계층의 특권”에 대한 분노가 팽배하고 있다.

오염 분유로 신장결석에 걸린 7개월 된 손자를 데리고 병원을 찾은 한 베이징 시민은 “일반 시민들은 안전한 식품을 제공받을 권리가 없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위층을 위한 특별 음식 제공은 수 천년 전 왕조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가 1970년대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지난 13년 간 기아에 허덕이는 국민들과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바닷가재, 샥스핀, 스시 등 전담 요리사가 만들어내는 온갖 요리들을 즐겨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설립된 특별식품공급센터는 고위 계층 고객들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 정확한 고객 숫자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고위 관리들과 그의 가족들까지 합하면 현재 '귀족 음식'을 즐기는 이들은 수 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웹사이트에 게재돼 있던 정보들 역시 최근 밀려드는 언론들의 인터뷰 요청에 거의 대부분 삭제된 상태다.

한편 중국산 멜라민 오염 유제품으로 인한 어린이 피해자가 5만4000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중국 당국은 식품 수출 업체들에 대한 개혁 작업에 착수, 오염 제품 확산 통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싼루(三鹿) 그룹의 분유를 포함해 모두 22개 회사의 유제품이 멜라민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으며 현재까지 멜라민 분유로 인해 중국의 영·유아 4명이 사망하고 1만3000명이 병원에 입원, 이 가운데 104명은 매우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콩에서도 멜라민에 오염된 중국산 분유를 먹어온 3살짜리 여아가 신장결석에 걸린 사실이 21일 첫 확인된 이후 3명이 추가 발견, 지금까지 총 4명의 홍콩 어린이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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