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상장사 '키코손실' 눈덩이
충북 상장사 '키코손실' 눈덩이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8.09.24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환율 지속 …가입기업 전전긍긍
고환율 지속으로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KIKO)'발 연쇄부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충북소재 상장사들도 이 상품에 대거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태산엘시디가 키코(KIKO)의 직격탄을 맞고 '흑자도산'하자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중소기업중앙회 충북본부가 지역 기업들의 피해를 조사한 결과, 상당수 우량기업들이 이 상품에 가입해 큰 손실을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키코 등 파생상품 손실이 자기자본 대비 30%를 넘는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는 11개사로 이 중 청주산업단지내 심텍은 상반기 동안 파생상품 손실이 493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0.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3일에는 충북출신인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로만손이 키코(KIKO) 통화옵션과 환변동보험 거래로 올 상반기 말 약 40억원의 평가손을 봤다고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밝혔다.

로만손의 평가손 가운데 키코 거래로 은행측에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약 30억원, 한국수출보험공사에 환변동보험 환수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약 1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의 지난 1/4분기 영업이익이 약 13억원,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약 2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평가손이 엄청난 수준이다.

이같은 피해는 충북지역 주요 코스닥등록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정부의 대책이 없을 경우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 고환율이 지속돼 연말이면 상당수의 우량기업들이 곤경에 처할 위기다.

사정이 악화되자 기업들은 은행들을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지만 은행들 역시 키코로 연쇄부도시 그 손해를 모두 떠안게 돼 있어 해결책이 막막하다.

청원지역의 A사 김모 자금부장은 "작년에 달러화가 800원대로 하락한다는 관측이 확산, 환 헤지를 위해 키코와 환변동보험을 이용했다"며 "그러나 달러화가 예상 외로 급등하면서 한 해에 이익 볼 것을 은행에 전부 갖다바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김승환 충북본부장은 "공시를 통해 손실을 밝힌 상장사들 외에도 지역내 우량 중소기업들이 이 상품에 많이 가입해 전전긍긍하고 있다"며"연말에 가면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3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8.7원 오른 114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이틀째 올라 105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외화자금 시장에서 달러 가뭄 현상이 심해지면서 현물 시장에서도 달러 매수가 몰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