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특수는 옛말(?)
명절 특수는 옛말(?)
  • 안정환 기자
  • 승인 2008.09.09 2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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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명절 특수는 실종된 지 오래고 오히려 재고 때문에 부담스럽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던 재래시장과 동네 슈퍼마켓 상인들이 말하는 명절 특수다. 예년 판매량을 기준으로 최상의 상품을 준비하고 진열대도 새롭게 꾸미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시장을 찾는 손님 자체가 없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는 것이 재래시장 상인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동네 곳곳에 자리 잡은 소규모 슈퍼마켓들도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과일과 생필품, 건강식품 등의 선물세트를 준비했지만 가격만 물어보고 대형마트보다 훨씬 비싸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정작 물건을 구입하는 손님은 열에 하나도 안 된다는 것이다.

준비한 상품이 판매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이들에게 더 큰 어려움은 명절 이후에 찾아온다.

당장 과일과 야채, 생선 등 신선도가 요구되는 상품들의 처치가 곤란하다. 명절이 끝난 이후에는 판매량이 크게 줄어 헐값에 팔거나 자칫 관리에 소홀할 경우 폐기처분해야 하는 상황을 매년 되풀이하고 있다.

또 식용유나 세제, 통조림 등의 선물세트도 해체 판매할 경우 제값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대한주부클럽 충북지회의 조사결과 청주에서 4인 가족 기준으로 차례상을 준비할 경우 재래시장은 15만1700원이 드는 반면, 대형마트는 이보다 2만여원이 더 많은 17만2800원을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래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는 증거다.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대형마트를 고집하기보다는 조금 불편하지만, 부담 없고 정감이 넘치는 재래시장에서 추석을 준비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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