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 어디 있나요
문은 어디 있나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6.1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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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체험 문화답사기
한 윤 경 <역사논술 지도교사>


청주의 중심이 되는 곳에는 오고 가는 이들의 쉼터가 되어 주는 장소가 있어요. 중심이라는 말 그대로 중앙공원이란 이름을 가진 곳이죠. 1천 3백 여 년 동안이나 청주를 지켜온 역사의 산 증인이 되는 곳이에요. 삼국사기에 청주는 신문왕 5년(685)에 서원소경을 설치했고, 신문왕 9년(689)에는 서원경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등장하지요. 이것으로 보아 서원경성의 행정 중심지는 청주 읍성이었음을 알 수 있고요. 청주 읍성이 고대 청주의 청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역사의 거센 파도를 지켜온 곳이라 할 수 있어요.

그 증거가 되는 문화재가 중앙공원 구석구석에 잘 남아 있는데요,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충청도병마절도사영문도 그 중에 하나랍니다.

중앙공원의 정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이층 누각의 형태를 한 건물이 한 채 보이죠. 이것이 조선시대 충청도 전체의 방어를 맡았던 병마절도사의 병영을 출입하던 문이에요. 병마절도사영이란 오늘날의 군사령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군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이죠. 원래는 충남 해미현에 있던 것을 청주지역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효종 2년(1651)에 이곳으로 옮겨 오게 된 것이에요.

조선 중기 임전왜란과 병자호란과 같은 큰 전쟁 때 한양은 외적들에게 쉽게 함락이 되었지요. 이를 막기 위한 중간 방어기지가 필요했는데, 그곳이 바로 우리나라의 중심지인 청주였던 것이죠. 청주는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곳만 잘 지키면 적군을 방어할 수 있었고, 그런 연유로 해미에 있던 병마절도사의 영이 옮겨 오게 된 것이지요.

물의 모습은 조선후기 병영 등의 출입문 양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지요. 한복 치마를 살짝 들어 올린 모습을 하고 있는 팔짝 지붕 아래로 쭉쭉 뻗은 매끈 다리로 버티고 있는 모습은 아주 정교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주고 있어요.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에 이층 난간에는 닭벼슬난간을 둘려 건물의 화려함을 주기도 하는데요, 이상한 것은 영을 드나들던 문이라 했는데 현재는 문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럼 문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또 이층 누각으로 올라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건물을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바깥기둥을 보면 전부 주춧돌이 높이 있는데 가운데 그냥 나무로만 되어 있는 기둥이 있지요. 그 기둥이 문을 달아 사용했던 곳입니다. 이층누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던 자리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요. 계단을 이용해 이층으로 올라가서 이곳을 드나들던 사람들을 감시했죠.

문의 원래 이름은 정곡루 인데요, 지난 1988년까지 동헌의 현판이었던 청녕각이 잘못 걸려있었지요. 그것도 제자리가 아니고 뒤편에요. 하지만 사진자료와 기록을 통해 청녕각은 제자리인 동헌으로 돌아가 걸리고 병마사절도사영문의 현판도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이에요.

우리가 파손되고 없어진 문화재를 다시 원래 모습대로 복원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지요. 하지만 현재 원형이 제대로 남아 있는 것들도 초기의 모습과 다름은 없는지 관심 갖고 살펴보는 일 또한 중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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