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화를 부르지 말라
입으로 화를 부르지 말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6.1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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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전 철 호 <충북불교대학 교무처장>

구시화문(口是禍門). '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라는 뜻으로 불가에서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짓는 10가지 죄업이 있다고 가르친다.

몸으로 짓는 죄는 산목숨을 죽이는 것, 남의 것을 훔치는 것, 간음하는 것이고 마음으로 짓는 죄는 탐욕하는 것, 화내는 것, 어리석은 것이라 하면서 입으로 짓는 죄업이 4가지로 가장 많다고 일깨워준다. 거짓말하는 것, 말로써 남을 꼬드기는 것, 이간질시키는 것, 욕설을 하는 것이 모두 다 입으로 짓는 죄업이라 하였다.

요즘 말실수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구설수에 오르고,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고 본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을 다반사로 본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임기응변을 하였다가 자신의 신뢰를 추락시킨 사람, 솔직한 대화를 통해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적당하게 얼버무리다가 화를 당한 사람, 말하지 않아야 할 장소에서 공연한 말을 늘어놓아서 질타를 받는 사람, 높은 위치에 있으면서 개인적인 모임이라고 가볍게 농담한 것이라고 나중에 해명하기 급급한 사람들을 본다.

곧 여름이 다가온다. 여름철만 되면 산사에서는 각종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3박 4일 또는 4박 5일간 수련회를 개최한다. 등록과 동시에 핸드폰은 개인의 소지품을 모두 회수하여 별도로 보관하고 일절 말하지 말라고 묵언할 것을 강조한다. '묵언'이라는 표찰을 달고 수련기간 내내 말 한마디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말이 꼭 필요할 때는 필답으로 하라고 메모지를 3장씩 나누어 준다

말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일반인들은 몇 시간도 되지 않아서 입안이 답답함을 느끼고, 누군가와 연결된 핸드폰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하루에도 많은 말을 내쏟는 우리들의 입에서 과연 유용하고 꼭 필요한 말은 얼마나 될까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살 수는 없다. 그래도 남에게 상처주고 피해주는 말은 삼가야 한다. 거짓말보다는 진실한 말을 하여야 하며, 남을 꼬드기는 말보다는 솔직하고 의리 있는 말을 하여야 하며, 남을 이간질시키는 말보다는 화합하는 말을 나누어야 하며, 험하게 욕설을 퍼붓는 말보다는 부드러운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어야 한다.

법구경에 "모든 재앙은 입으로부터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입을 놀리거나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하지 말라. 맹렬한 불길이 집을 태워 버리듯, 말을 조심하지 않으면 결국 그것이 불길이 되어 내 몸을 태우게 된다. 중생의 불행한 운명은 바로 그 입에서부터 시작된다. 입은 몸을 치는 도끼요, 몸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이다"라고 하였다.

입으로 자기 자신을 망친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는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믿지 못하게 입을 잘못 놀려 화를 부르지 말고 입단속을 잘하면 그 반대인 복이 굴러들어 올 수 있는 것이다.

말로써 화를 자초했던 사람들에게 올 여름 산사수련회 묵언 수행에 동참해 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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