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멋진 상당산성
상당히 멋진 상당산성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6.12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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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체험 문화답사기


"와, 저기는 청주시내, 저쪽은 흥덕구, 또 무심천이 보이고 멀리 부모산도…."
한 윤 경 <역사논술 지도교사>

청주를 잘 모르는 친구나 친척이 놀러 오면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이 청주를 한눈에 보여 줄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이 있어요.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받는 상당산성이죠. 계절에 상관없이 주말이면 인파로 언제나 북적대는데, 수려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우리의 역사문화가 살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상당이란 이름은 백제시대 상당현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되며 높은 지위의 무리가 있다는 뜻과 주변에 비해 높은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면서 상당구의 어원이 되기도 했지요.

둘레가 4Km에 이르는 산성은 신라의 김유신 장군의 아버지 김서현 장군이 쌓았다는 설도 있고, 김유신 장군의 셋째 아들인 원정공이 쌓았다는 설도 있어요. 성을 쌓은 최초의 인물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청주 일대는 삼국이 서로 차지하려 싸움이 벌어지던 곳이라 성의 주인이 자주 바뀌고, 성을 빼앗은 자가 때때로 성을 다시 쌓았다고 해요. 그만큼 청주가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이었음을 알려주는 사실이죠. 물론 그 후로도 통일신라, 고려, 조선 여러 시대를 거치며 개축되었고, 현재의 상당산성은 조선 숙종에 쌓은 석성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원형이 잘 남아 있는 대표적 산성입니다. 계곡을 둘러싼 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어 포곡식 산성이라 부르는데요. 충청도의 군사 책임자인 병마절도사는 읍성에 있었다면, 상당산성에는 병마우후를 두어 방어를 하게 했으므로, 읍성 다음으로 중요한 방어시설이었던 거죠. 상당산성에는 대략 3500명의 병력과 승군이 배속되어 산성의 유지와 보수를 담당했지요.

현재 남문인 공남문에서 서쪽 길에 있는 여장은 복원이 돼 있어 더욱 단단하게 보이지요. 성 둘레에 담이 있는 길을 용도라고 부르는데 이 역시 옹성이 없는 산성의 취약점을 크게 보완한 것이지요. 공남문을 들어서면 옹벽이 막고 있어 좌측으로 길의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이것이 남아 있는 용도의 일부랍니다. 남문에서 서서히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문이 나타나죠. 이것은 비밀통로인 암문이에요. 전쟁 중에 외부와 연락을 취하고 물자를 공급하기 위한 특별한 시설인 것이죠. 그러기에 외부에서는 쉽게 눈에 띄지 않죠. 암문은 동쪽으로 하나 더 설치가 되어 있어요. 남쪽에서 서쪽 벽으로 꺾어들면 청주시내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증평, 오창, 미원으로 이어지는 벌판이 멋진 광경을 연출하죠. 서문은 미호문이라 하는데 이곳의 지형이 호랑이처럼 생겨 이를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해진답니다. 북쪽에는 문이 없는데 이는 자연지세가 워낙 험해서 적의 침입이 용이하지 않았기에 특별히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요. 북쪽에서 동쪽으로 향해 내려오다 보면 언뜻 놓치기 쉬운 곳에 동암문이 있고, 구불구불 뱀처럼 굽은 길을 걸어 내려오면 동쪽문인 진동문이 나타납니다. 이곳을 지나면 동장대인 보화정이 있는데 장대는 일종의 군사 지휘소로 원래는 서장대까지 2곳이 있었지만 동장대만 복원되었어요.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많은 산성이 있어요. 하지만 상당산성처럼 옛 모습을 간직한 산성도 매우 드물죠. 현재는 사유지에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어 옛 모습을 갖추기에 방해가 되고 있어서 청주시에서는 상당산성 사적공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니래요. 그래도 조금씩 복원돼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지지요. 상당산성도 수원화성처럼 완벽하게 복원되어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날을 우리 모두 기다려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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