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참 어수선합니다
세상 참 어수선합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6.12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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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교의 방아다리에서 쓴 편지
김 익 교 <전 언론인>

이번 주말부터 우리 연꽃마을이 다시 바빠집니다. 7월 초순까지 청주근교의 초등학생 450여명이 농촌체험을 다녀가기 때문이지요. 어린이 농촌체험은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 자연의 신선함과 생동감을 몸으로 느끼게 하고 내가 먹는 농작물의 생태를 확인하고 경험하게 해주는 산교육입니다. 삭막한 도시생활에서 일탈한 아이들이 모도 심고 감자도 캐고 고추, 옥수수도 따면서 시골의 정취속에 농촌을 체험하는 것이지요.

농촌 또한 소득과 직결되는 손님들을 많이 모시려면 차별화된 프로그램개발 등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하기 때문에 주민간의 화합과 협동정신이 살아나고 마을이 발전됩니다. 숱한 농촌살리기 정책중에 성공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농촌은 모내기가 끝나고 막 올라온 어린 참깨모들을 정비하면서 콩(검정콩)을 파종합니다. 일찍 심은 감자는 오늘 내일 캘 준비를 하고요.

약초포지도 풀 뽑기가 한창입니다. 비가 잦아 그런지 뽑아도 뽑아도 풀이 보이니 나는 건지 발이 달려 밤새 어디서 들어오는 건지 끝이 없습니다.

비가 올듯 하다 맑아지고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고 소낙비가 내립니다. 한낮의 더위가 한여름 같다가도 아침 저녁으로는 아주 썰렁하기도 합니다. 날씨 변덕이 심해서인지 세상 돌아가는 것도 소란하기 짝이 없네요.

나라꼴이 말이 아닙니다. 뉴스를 보다가 문득 군부독재 종식을 위한 6·10항쟁의 한 가운데서 현장을 취재하던 펄펄날던 기자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자욱한 최루가스로 덮힌 거리에 화염병과 돌이 날고 시가전을 방불케 했던, 휩쓸리기라도 하면 기자고 나발이고 할 것 없이 얻어 터지고 채이고 하며 생의 위협까지 느껴지던 악몽같은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그렇게 되지는 말아야지요. 촛불을 든 쪽이나 막는 쪽이나 법질서 내에서 주장과 행동을 해야 됩니다.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국민들의 생활에 불편과 지장을 준다면 후일 좋은 일들을 하고도 욕먹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말씀입니다. 참 대한민국 이상한 나라입니다. 나라가 이 난리법석인데 국민을 대표해 살림해 달라고 뽑아준 분들이 있으실 자리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국회를 열어서 그 안에서 이마가 터지도록 맞짱을 뜨던가 해서라도 난국의 돌파구를 찾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인데 서실 자리가 어디인지를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판을 수습하기보다도 깨는데 힘을 보태면서도 입으로는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 놓는….

인간사 복잡해도 때 되면 오고 가는 자연의 시계바늘은 변함이 없습니다. 어제 올들어 처음 맹꽁이 소리를 들었습니다. 무논에서 개구리소리와 화음이 된 맹꽁이의 구애소리가 초여름밤의 청량감을 더해 줍니다. 일년 대부분을 땅속에서 지내다 장마철 전후로 짝을 짓기 위해 나와 목청을 돋구는 맹꽁이 소리가 지난날의 막연한 그리움을 불러옵니다. 답답하신 분들, 밤에 가까운 농촌으로 가셔서 맹꽁이 소리 한번 들어 보시지요. 마음이 많이 편해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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