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국립 청주박물관
<57> 국립 청주박물관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6.0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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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탐방 박물관
살아 숨쉬는 역사의 '타임캡슐'

 소 개

1987
년 개관한 국립청주박물관은 청주시 상당구 명암로 우암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충북지역의 문화유산을 조사·연구·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은 충북에서 출토된 선사시대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2300여점의 유물을 시대별로 전시하여 충북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관람은 휴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043-252-0710)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공간 각광

도심에서 잠깐 벗어나고 싶을 때 쉼터가 되어주는 곳이 있다. 우암산을 배경으로 아늑함과 넉넉함을 품고 있는 국립청주박물관이다. 딱딱한 박물관이미지를 자연과의 어우러짐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이곳은 계절마다 달리하고 있는 자연의 색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국립청주박물관은 6월로 접어들며 담쟁이덩굴이 한창이다.

진초록 잎사귀들이 벽면을 타고 오르며 그려넣는 선들은 하나의 커다란 화폭이 되어 자연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경사진 오르막 길을 오르며 설핏설핏 보여지는 박물관의 외관은 현대적 건축미를 지녔음에도 마치 고가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는 여러 채로 나누어진 건물 구조와 동선을 자연 속에 잘 버무려 놓은, 건축을 빛과 벽돌이 짓는 '시'라 여겼던 김수근 건축가의 전통정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4개 상설전시장·별관 등으로 구성

외형이 주는 한국 전통의 멋을 안으로 옮겨 보여주는 전시실은 4개의 상설전시장과 별관전시실, 야외전시장으로 구성해 충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충북의 선사문화를 엿 볼 수 있는 제1전시실은 충북지역에서 출토된 구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유물이 시대별로 분류 전시되어 있다.

구석기의 대표적인 유적지 청원 두루봉동굴과 단양 금굴, 단양수양개에서 출토된 사람뼈·석기·뼈연모·동물화석 등은 충북지역이 구석기시대 문화의 메카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의 변화상과 생활모습을 움집과 무덤 등의 다양한 흔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원삼국과 삼국시대 변화상을 보여주는 2 전시실은 이 시대에 형성된 집터와 무덤, 유적에서 발견된 각종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충북지역은 삼국간의 군사적 충돌이 빈번했던 지역으로 고구려·백제·신라의 3국 문화가 혼재돼 나타나 당시의 역사적인 상황과 문화를 비교 연구하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진품은 아니지만 중원의 유일한 고구려 유적인 중원고구려비와 신라적성비가 전시되어 있어 충북이 군사적 요충지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대 철을 만드는 방법을 영상과 모형으로 소개하고 직접 풀무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풀무를 전시해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통일신라과 고려시대를 조명한 3 전시실은 토기·자기·금속공예품 등 생활용품과 불구(佛具)·기와 등 불교와 관련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삼국시대 말부터 빠르게 유입된 불교문화는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국교의 성격을 띠게 되는데 충북에서 발견된 유물을 통해 불교문화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조선시대와 고인쇄실로 조성된 4 전시실은 충북지역에서 출토된 분청사기·청화백자·백자·제기 등의 도자기를 비롯한 조선시대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청주 사뇌사에서 출토된 금속공예품들은 우리 지역의 대표적 유물로도 손색없을 만큼 우수성과 가치가 인정되고 있어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유물들로 각광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 직지를 간행한 청주 흥덕사와 우리나라 인쇄문화의 변천과정도 살필 수 있도록 했으며, 기증문화재를 전시한 별관전시실과 고대 제철 과정을 복원한 유적과 무덤양식을 야외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다양한 기획전 등 체험학습공간 활용

본 전시실외에도 다양한 기획전을 갖고 있는 특별전시실과 어린이를 위한 전용 어린이전시관은 관람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구성된 어린이전시관은 책읽는 작은 도서관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학습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매년 다양한 주제로 박물관 연구과정ㆍ가족음악회ㆍ공예교실 등의 교육프로그램과 문화행사를 갖고 있다.

이렇게 박물관은 타임캡슐을 타고 먼 과거로의 여행을 따나는 곳이기도 하지만 편안하게 찾아가 휴식도 하고 문화도 즐기는 각박한 현대인들의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박제된 박물관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의 숨결로, 문화를 창조하는 확장된 공간에서 새롭게 우리의 정체성을 다지는 충북의, 충북인의 산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 중심의 박물관 변화 주도

인터뷰 / 민병훈 국립청주박물관장


'시민과 함께하는 박물관'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민병훈 관장은 "아무리 좋은 전시장도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 공간은 죽은 공간과 같다"고 말한다. 이러한 인식은 앞으로 박물관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떠한 방향으로 관객과 함께 호흡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다. 여기에 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정체성을 담아내야 하는 박물관으로의 면모도 중요한 사안이다.

민 관장이 2010년까지 제시한 국립청주박물관의 계획을 보면 리노베이션을 통한 전시실 전면 수리, 찾아가는 박물관, 교사와 학예사의 연구팀 운영, 다양한 기획전시 등 관객을 중심에 둔 박물관 변화를 전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물관 리노베이션으로 중앙부처에서 70억원을 지원받은 민 관장은 "오래된 전시실에 대해 2010년까지 시설교체와 전시기법 등으로 새롭게 꾸밀 예정이다"며 "과거 시대분류상의 박물관이 아닌 유물을 돋보이게 하고, 관람객들이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입체적인 전시장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다양한 유물전시도 필요하지만 지역의 대표성을 띤 유물을 보여줘야 한다"며 "충북은 청주 사뇌사에서 출토된 금속공예품이 지역성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유물로 새롭게 조성될 전시장의 주 테마가 될 것이다."고 들려줬다.

"연휴에도 관람객을 위해 문을 열고 있는 박물관은 청주밖에 없다"는 민 관장은 "직원들이 쉬지 못하는 불편함이 따르지만 관람객이 많이 찾고 있어 서비스차원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앞으로 "4월 일본 야마나시현 국립박물관과 11월 중국 쓰촨성 국립박물관과의 결연을 통해 다국적 문화 교류하는 전개할 계획"이라며 "지역의 역사문화를 아시아라는 커다란 문화흐름으로 조망하는 청주박물관이 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 찾아오는길

충청지역의 국·공·사립 박물관과 독특한 문화의 맥을 잇고 있는 장인들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탐방해온 테마탐방 박물관기행이 이번 국립청주박물관을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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