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이라는 불은 발화지점에 물 부어야 진화된다
괴담이라는 불은 발화지점에 물 부어야 진화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3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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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경찰 이론과실천학회 부회장>

구전(口傳)은 입을 통해 이루어지는 학습이고 뉴스다. 그 역사는 곧 인류 역사다. 문자와 전파가 없던 시대에는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이었다. 얼굴을 보며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확했다. 이 경우에도 여러 사람과 집단을 거치면서 내용이 변했다. 축소와 과장과 허위로 포장됐다. 은폐하거나 비밀에 부치면 엉뚱하게 변질됐다. 거짓이 진실로 둔갑했다. 바로 소문이다.

사람의 입과 더불어 공존해 왔다. 우리는 뭔가 흥미로운 내용에 끌린다. 진실은 무미건조하다. 반면 거짓은 호기심을 발동시킨다. 귀 기울인다. 카더라 통신에 한마디 거든다.

입소문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대부분 악담이다. 한번 번지면 확산되기만 한다. 설명하고 해명하면 할수록 의도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달려간다. 급기야 괴상한 내용이 되고 만다.

중세에 특정 민족이 많이 시달렸다. 번화가에 양품점이 새로 생겼다. 디자인 좋고 값도 괜찮았다. 손님이 몰렸다. 어느 날부턴가 악성 루머가 나돌았다. 전혀 근거가 없었다.

주인이 누구라더라. 탈의실에 들어갔다가 사라진 여자도 있다더라. 건너편 만두집 고기 맛이 좋다더라. 실종자 고기로 만들어서 그렇다더라. 결국 두 가게는 문을 닫고 도망갔다.

이런 유형의 도시전설은 무궁무진하다. 오늘날에도 학교 화장실 귀신 등의 형태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원인은 자명하다. 뭔가 원인을 만들어 낸 단초가 있음에도 대응에 미흡해서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주인공들은 당연히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럴수록 줄어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정말 그런가 봐 하는 인식만 뇌리에 각인시킨다.

더 살이 붙어 유포됐다. 손님 대신 항의군중이 모여 들었다. 줄행랑을 쳐야 했다. 가게가 문 닫고 주인이 사라지자 황당무계한 얘기들도 사라졌다. 원천이 없어지자 자동으로 소멸됐다.

괴담은 광속으로 달린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위력 탓이다. 제작자와 중계자를 색출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하나를 잡아들이는 사이에 열이 늘어난다. 단속은 늘 뒷북치기다.

진원지에 손대야 한다. 정부 잘못에 대한 인책과 근본 바로잡기가 필요하다. 뇌 송송 구멍 탁 쇠고기 촛불로 무덥고 긴 여름이 될 듯하다.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가 안심세상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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