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15조원 달성 의미와 과제
투자유치 15조원 달성 의미와 과제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8.05.29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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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 경 훈 <정치행정부장>

경제특별도를 내걸고 기업유치에 올인했던 민선 4기 충북도의 투자유치액이 15조원을 돌파했다.

손학규 경기지사가 민선 3기때 14조1000억원을 달성한 것과 전국적으로 비교해 보아도 기간이나 금액면에서 경이로운 수치다.

특히 투자유치가 바이오, 반도체, 차세대 전지, 부품소재 등 전략산업 비중이 89.3%를 차지, 산업의 고도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1년이나 2년내에 유치한 기업들이 준공돼 공장이 가동되면 사회적·경제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피부로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는 투자유치 TF팀을 구성하고 도, 시·군 공무원을 대상으로 경제마인드 함양 교육과 함께 기업관련 조례를 일제 정비하는 등 제도개선과 지원체계, 투자환경 등 기업중심의 행정역량을 강화해 왔다. 지난 3월에는 산업단지 조성 소요기간을 3년여에서 1년∼1년 6개월로 대폭 단축하는 제도개선으로 이명박 정부의 전국자치단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그 결과 현재 투자협약을 체결한 93개 기업중 공장준공 가동 13개, 공사중 13개, 인·허가중 10개, 건축설계중 47개, 부지조성중 5개 등으로 투자가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단순 외형적 실적 이상으로 투자가 실물로 진행중인 것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이런 성과는 우연이나 요행이 결코 아닌 철저한 준비와 주도면밀한 전략, 그리고 끈질긴 노력의 산물이다. 정치·사회·환경 문제로 비화됐던 하이닉스 증설유치전은 경기도와 한치의 물러설 수 없었던 전쟁,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대리전으로 최대 이슈가 됐다. 또 국내 굴지의 바이오 전문기업인 'LG생명과학'을 유치하기 위해 담당 공무원들이 100번 이상 찾아간 끝에 본사와 연구소를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유치한 사연도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청주산업단지 폐수처리 용량이 초과돼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자 개별폐수처리장을 설치하기 위해 도유지를 매각하면서 유치했던 '삼화양행'의 뒷이야기와 충북을 비롯 3개 시·도를 대상으로 용지를 물색중인 정보를 입수한 공무원이 농공단지내 부도난 용지를 알선해 주고 인·허가를 원스톱으로 처리, 공장을 준공·가동에 이르게 한 '대화산기'의 유치 등도 타 지역보다 한발 앞선 행정서비스가 보여준 결과물이다.

이밖에 충북을 전국적인 태양전지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한 현대중공업과 한국철강, 신성이엔지의 유치과정과 매출 1조원이 넘는 현대오토넷의 본사를 진천으로 이전하기까지의 노력은 '성과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교훈을 남기게 됐다.

이같은 15조원이라는 투자유치 달성은 우리에게 또다른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향후 얼마만큼 투자유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느냐다. 지자체간 기업유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충북만이 갖는 특화된 전략개발이 필수다. 여기에 새정부들어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져 유치환경은 훨씬 어려워지고 있다. 충북특유의 유치전략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이제 몇배의 고민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미 유치된 기업들이 토착화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는 것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할 대목이다. 단순한 공장유치로는 그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토종기업, 간판기업으로의 육성이 시급하다. 단순 고용유발효과를 뛰어넘어 '충북=기업'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수 있을 정도로 지역화(地域化)를 앞당겨야 한다.

그래서 15조원이라는 수치에 도취돼 있을 시간이 없다. 이제는 단순히 체감(體感)할 수 있는 정도를 떠나 '감동(感動)할 수 있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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