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身土不二)
신토불이(身土不二)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2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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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
이 규 정 <소설가>

오늘날에 석유는 세계의 국가들이 산업화에 따라 움직이는 동력의 필수 자원으로 없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한다. 그런데 한 달이 멀다하고 치솟는 원유가격이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 200달러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그나마 지금까지 공급에서 걱정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공급위기설까지 나돌면서 석유전쟁을 예고하는 사람도 있다. 비산유국으로 전량 수입하는 석유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자연스레 치솟는 원유가격에서 기절할 노릇이다.

석유가격 폭등에 더한 걱정거리는 FTA(Free Trade Agreement·자유무역협정)이다. 지난 해 찬반의 논쟁 속에서 타결된 한미 FTA가 양국의 국회 비준만을 앞두고 있는 것만도 그렇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이자 강대국이다. 우리나라 또한 최대 수출국으로 피해갈수 없는 한미 FTA협정이다. 모든 분야가 힘겨운 FTA협정에서도 그나마 기업들은 구조조정, 선진 경영 인프라 구축 등의 인센티브를 이용하는 경쟁력으로 버티겠지만, 그보다 취약한 금융, 법률, 의료 등 서비스 경쟁력에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다름없다. 그런데 그것보다 존립존체마저 흔들리는 농축산업의 위기에서 걱정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의 바다에 70%가 산이다. 농축산 업으로는 최악의 조건에서 아무리 유능한 농업인이 기업영농에 선진 축산업으로 경쟁해도 어림없다. 우선이야 값이 싼 농축산물의 수입으로 반기는 사람도 있다. 자동차는 몰론 필수품 또한 낮아지는 수입가격에 탓하지 않는 사람도 혹간은 있다. 그런데 농축 산업의 존폐는 몰론 국내기업이 무너지고 나서가 문제다. 누구든 지금의 석유가격처럼 폭등하지 않는다고 보장하지 못하기에 그때서야 땅을 치며 통곡하는 후회에서도 소용없는 일이다.

모든 분야의 기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농축 산업은 한번 무너지면 끝이다. 왜냐하면 농사란 기계 설비를 운전하듯이 배워지는 기술이 아닐뿐더러, 지금 농부들이 그나마 유지하던 농사기술의 명맥마저 이어가지 못해서다. 그것만이 아니다. 단순히 우선 눈앞에 보이는 경제득실에서 내팽개쳤다가는 지금처럼 돌아오지 않는 땅에서 농사란 어림없다. 축산업 또한 마찬가지로 일이년 사이에 이루어지는 사업이 결코 아니기에, 오죽하면 학생들조차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뛰쳐나왔다.

식(食)이란 인간의 삶에 기본인 의식주(衣食住)에서도 목숨과도 같다. 언제든 지금의 원유가격처럼 치솟지 않는다고 보장하지 못하는 입장에서, 혹이라도 식량전쟁이라 벌어진다면 꼼짝없이 굶어 죽어야 할지도 모른다. 솔직히 지금에서도 밀가루가격이 껑충 뛰어버리면 모자라는 식량에서 걱정이고, 그래서 또한 FTA (FreeTrade Agreement·자유무역협정)에서도 이해득실을 따지기 전에 반드시 지켜야하는 것이 농축 산업이다.

신토불이(身土不二). 몸과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이며 내 땅에서 산출한 농축산물이 최고이다.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내 땅에 내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내 땅에 내 것을 사랑하고 아끼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에서 나부터 정신 차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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