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땐 먼저 찾게되는 건강보험증
아플땐 먼저 찾게되는 건강보험증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28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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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 현 진 <건보공단 대전유성지사 차장>

최근 건강보험제도의 틀을 두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요양기관당연지정제 폐지니 네덜란드식 개혁이니, 민간의료보험 도입 등등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논란이 진정 국민을 위한 복지정책의 발전방안이라면 장려할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사안이 있다.

전국민의료보험 시대가 개막된 지 20여년이 된 지금 현 시스템에 대한 제대로의 평가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국민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국민의 빈번한 외국 왕래가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 체류 중 타국에서 병·의원을 이용할 기회가 잦아지면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이 꽤 괜찮은 제도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소위 초일류급에 속하는 병원을 일반 서민들이 큰 부담없이 보험료 부담액에 구애받지 않고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시스템을 명품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직 혹자들로부터 "보험료가 너무 많아 부담스럽다", "MRI, 임플란트, 초음파 등 보험혜택을 더 늘려야 한다" 등등 보험료 인상 시기가 되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그럼에도 국민이 느끼는 건강보험은 충분히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없어서는 안될 동반자로 시나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현주소는 현재 '저부담 저급여' 수준으로 급여 보장률 64%에 머물러 있고, 점차로 80% 이상의 '적정부담 적정급여' 수준의 보장성을 지향하고 있다. 즉 보험료부담률도 더 높여야 하고 급여보장률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표 값이다. 각 국의 보험료율을 보면 올해 독일과 프랑스가 13∼15%, 대만과 일본이 8∼9%인 반면 우리나라는 5.08%로 저부담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은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을 '고부담 저급여' 즉 보험료는 많이 내면서 급여혜택은 낮은 수준으로 느끼고 있지 않나 싶다.

이는 복지혜택의 기대치가 너무 높은 데 기인한다고 여겨진다. 이같은 인식의 차이는 건강보험 발전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적 인식의 올바른 개선이 절실한 부분이기도 하다.

실상 외국의 건강보험 현실을 보면 우리의 건강보험보다 결코 우월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와 가장 유사하고 인접해 있는 일본의 경우 제도시행상 우리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일본 역시 보험재정의 압박 속에 보장성 강화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경우는 화려하면서도 참혹한 현실을 안고 있다. 의료비에 구애받지 않는 부자들은 세계 최고의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경제력이 약한 서민층들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때마침 미국내 의료보험의 참혹한 현실을 폭로한 영화 '식코'는 우리의 반면교사로 삼기에 충분하다. 오죽했으면 미국내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미국내 병원을 외면하고 비싼 왕복비행기 삯을 감수하면서까지 한국의 병원을 찾겠는가. 무보험자들은 맹장수술하려면 3000만원, 손가락 접합수술하려면 6000만원을 내야 한다. 3억 인구 중 4700만명이 무보험자인 나라, 건강보험료 부담이 기업 파산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급여범위의 확대 즉 보장성 강화라는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 정부 그리고 사업주체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함께 의지를 모은다면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가 진정 명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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