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나라 은행이 부자나라 빈민을 돕는다
가난한 나라 은행이 부자나라 빈민을 돕는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27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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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경찰 이론과실천학회 부회장>

요즘 케이블 텔레비전 막간화면은 대부업체 독차지다. 지하철 벽면도 그들 무대다. 이름은 그럴듯한 대부업체지만 고리대금업자다. 광고 난무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증좌다.

최빈국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이 뉴욕에 진출했다. 이 금융기관은 가난한 여성에게 소규모 창업자금을 빌려준다. 1976년에 설립되어 현재까지 빈민 700만명이 이용했다.

빈곤퇴치 공로가 인정돼 창설자 유누스 교수가 재작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아직도 그 나라에 어려운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미국서민을 돕겠다고 나섰다. 거꾸로 되었다는 느낌이다.

부자나라 미국에는 돈이 없어서 은행계좌를 개설하지 못하는 사람이 2800만명이나 된다. 4470만명이 금융거래 제한자다. 그 중에서도 세계금융 수도 뉴욕은 빈부격차가 세계 최고다.

특히 맨해튼은 극심하다. 여기에서 사는 이민여성들에게 5만달러씩 빌려준다. 앞으로 5년에 걸쳐 1억7600만달러를 융자해 줄 예정이다. 근자에 듣기 어려운 좋은 소식이다.

서울시도 나섰다. 재래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장터 쌈짓돈을 빌려줄 계획이다. 200만원 내지 300만원을 6개월 쓰게 한다. 이자는 4.5%다. 49%인 대부업체의 10분의 1 수준이다.

우리나라 제일 부자동네이자 잡식성 복부인 집단거주지 강남구도 사회연대은행을 창설한다. 관내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자립을 지원한다. 종자돈을 빌려주고 노하우를 제공한다.

일본의 수도 도쿄는 참신한 발상을 했다. 저소득 세대 수험생의 학원비와 수험료를 빌려주기로 했다. 무이자다. 합격하면 갚지 않아도 된다. 교육격차를 해소하여 빈부격차를 줄이려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변모한다. 쓰레기나 치우는 일에서 벗어나고 있다. 중앙정부 복지정책의 틈새를 메우고 있다. 함께 부딪치며 사는 빈민을 견인하여 풍요를 공유하려는 노력이다.

'부자 되세요'는 소련공산당 이론가 부하린의 작품이다. 1925년 당원대회 구호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공산당 구호가 유행한다니 아이러니다. 하지만 가난구제는 이념에 좌우되는 일이 아니다.

부족하면 빚으로 메운다. 결국 적자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자살을 택한다. 죽지 못해 범죄에 손을 댄다. 더불어 함께 나누어 보태는 사회가 살기 좋은 곳이다. 안심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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