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귤북지(南橘北枳)
남귤북지(南橘北枳)
  • 심영선 기자
  • 승인 2008.05.2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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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심 영 선 부장 <괴산>

남귤북지(南橘北枳)란 한자숙어가 있다. 이는 강남의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뜻으로 사람은 환경에 따라 착해지거나 악하게 변한다는 뜻을 비유한 말이다. 지금 대한민국 대부분 서민층 민심이 곳곳에서 이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후자인 악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후 불과 3개월만에 지지도가 20%대로 떨어졌다는 보도도 연일 터져 나왔다.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는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물가는 연일 상승곡선으로 치솟으며 서민층 가계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젊은 새댁이 아기에게 먹일 분유와 생활용품을 훔쳤다는 보도는 가장(남편)의 무능력을 탓하기에 앞서 서민들의 마음을 참담하게 하는 부분이다. 유류(석유류) 가격은 10여년 전에 비해 3배 가량을 훌쩍 뛰어 넘었다. 이로 인해 불·탈법 판매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결국 서민들은 불법임을 알고도 먹고 살기 위해 값싼 기름을 사용한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농민들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및 한·미 FTA, 농산물 수입 반대 등을 외치고 있고 학생들은 촛불집회를 연일 벌이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비료와 사료 등 각종 농자재 가격이 폭등했다. 이중고를 겪는 농민들은 농작물 출하 거부운동도 모색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각종 농작물 출하거부 투쟁을 벌이자는 의견을 제시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처럼 농민과 서민들은 이미 '뿔'이 날 대로 났다. 결국 힘겹게 농사 지어봐야 빚만 남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통계청도 최근 1분기(1∼3월) 가계수지 동향조사에서 고유가 등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서민의 생활비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공개했다. 반대로 보면 소득은 그만큼 늘지 않아 서민생활은 갈수록 악화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는 보다 강경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농민들과 서민층의 시위 차단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당정 논리만 앞세워 명분 찾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장사도 안되고 세상 살 맛도 안난다"고 난리다.

이 와중에 미국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민주당 오바마 상원의원의 최근 FTA에 대한 부정적 발언은 매우 파격적이다. 곧 대한민국 정치권과 농가, 서민층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이미 한·미 FTA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 그가 현재 미국 의회를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정치권에도 엄청난 파괴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연내 비준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대한민국이 먼저 비준해 놓을 경우 후일 수세에 몰릴 수도 있다.

미국 의회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9월이면 휴회에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대한민국 정부와 여·야의 힘겨루기는 나중에 '강건너 불구경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정부와 여·야 정치인들은 국내 농업인과 대다수 국민들을 담보로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와 여·야의 대응과 처리 결과에 따라 국민들의 생활지수가 달라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은 겸손하돼 비굴하지 않은 강력한 정부를 추구해야 한다.

국민들은 그런 대통령을 군왕으로 섬기게 된다. 그래야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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