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짜리 동전의 경제학
10원짜리 동전의 경제학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2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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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윤 재 길 < 충북도 경제정책팀장>

10원짜리 동전. 길에 떨어져 있어도 누구하나 눈길 주는 이 없어 천덕꾸러기가 된 10원짜리 동전 하나를 만드는 데 40원이 들어간다.

10원짜리 동전이 처음 세상에 나온 것은 1966년의 일이다. 벌써 42년이 지났다. 그 당시만 해도 버스요금이 43원이었으니까 상당한 교환가치가 있어 당연히 화폐경제의 중요한 일익을 담당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10원짜리 보기가 드물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 발행당시보다 현재의 구매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이다.

둘째는 지하철, 버스를 이용하는 데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공중전화기 대신 휴대전화를 이용하고 쇼핑 관행상 재래시장, 소형가게에서 인터넷상거래, 대형마트, 편의점 위주로 바뀌면서 대부분 현금보다는 신용카드로 결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전 사용이 줄게 되었다.

셋째는 각종 물품 및 서비스 가격이 100원 또는 50원 단위로 책정되면서 10원짜리 동전을 사용할 필요성이 감소하게 되었다.

반면 슈퍼마켓, 약국, 은행, 각종공과금 납부 등에는 여전히 10원짜리 동전이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동전이 가정에 들어가면 다시는 밖으로 나오지 않고 일부는 돼지저금통에 일부는 장롱서랍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시중에 유통되는 동전이 줄다 보니 최근 구리와 아연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매년 한국은행에서는 새로운 동전을 주조하는 데 400억원의 국민세금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전이 정상적으로 유통되어 안 들어가도 되는 돈으로 국가경제 활성화에 사용된다면 이보다 효율적인 화폐경제는 없다고 본다.

이런 상황을 절감한 정부는 지난달 23일 전국 시·도 경제담당 과장 회의를 열고 저금통이나 책상서랍 한 귀퉁이에서 잠자고 있는 동전을 정상 유통시킴으로써 생산비용을 절약,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범국민 동전교환 운동'을 5월 한 달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충청북도에서도 지난달 25일 시·군 경제담당 과장 회의를 개최하고 도민의 공감대 확산 및 유관기관·단체, 금융기관 등이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세부계획을 시달했다.

또한 도청내 농협, 신한은행, 새마을금고, 우체국에 동전교환 창구를 설치, 본청 및 사업소 직원이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한국은행 등 금용기관과 상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기관별 자체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좀 번거롭고 귀찮지만 국민들이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동전발행에 들어가는 많은 생산비용을 절약하게 된다면 국민들이 부담하여야 하는 세금을 절감할 수 있게 되고 결국 그 혜택은 다시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인식확산이 그 어느때보다도 절실하다.

자 이제 우리 모두 쓸쓸하게 서랍 속에 처박혀 있는 동전에게 세상의 밝은 빛을 보여주자, 돼지저금통에 몇년째 잠들어 있는 동전에게도 생명을 불어 넣어 주자, 그것이 바로 경제를 살리는 길이요, 4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아끼는 지름길이다.

우리들의 작은 노력이 10원짜리 동전 한닢을 더이상 10원짜리가 아닌 100원짜리로도 400원짜리로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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