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16 2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
권 석 규 <충북도 여성정책관실 사무관>

지난 일요일 모처럼 영화관을 찾았다. 4월초 개봉 이후 국내 극장가에서 수 주간 1위를 한 피에르 모렐 감독의 '테이큰'을 보았다. 딸 가진 아버지가 보는 게 좋겠다는 친구의 권유에 따라 친구와 함께 보았다.

주인공 브라이언(리암 니슨)은 은퇴한 안티테러리스트 에이전트. 한때 나라를 위해 봉사하느라 아내와 17세인 딸 킴(메기 그레이스)을 다른 남자에게 빼앗긴 상태였다.

그런데 킴이 어느날 유럽으로 연수를 떠난다. 하지만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킴은 긴급 구조 요청을 해오고.

이혼한 아내가 키워온 귀여운 딸을 구하기 위해 만사 제쳐놓고 파리로 날아가는 아버지. 오직 딸을 구조하겠다는 일념하나로 수많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아버지.

"딸이 죽게 생겼는데"라는 상황에서 관객으로 하여금 과연 나 자신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진다.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자식 사랑은 끝이 없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우리 속담에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모습이 가장 보기 좋다'는 말이 있다. 부모님의 끝 모를 사랑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 세태는 어떠한가. TV를 보다 보면 부모에 의한 자식 학대를 종종 접하게 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부모에 의해 방치되는 아이들이 많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방치가 아동학대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젊은 부부가 많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5월은 가족간에 서로 챙겨 주고 함께하는 소중한 날들이 연이어 있다. 우리는 예로부터 뿌리 깊은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가정을 소중히 여기어 왔다. 가정에서 어른의 말씀은 법이요 진리였다. 어릴적 형제간에 싸우다가도 '아버지 오신다'하면 싸움은 끝이었다. 휴일 친구와 약속을 했다가도 아버지가 "이번 휴일에는 뭐뭐 하자"고 말씀하시면 약속을 취소해야 되었다. 더이상 변명이 통하지 않았다. 아버지에게 변명할 용기도 없었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산업화, 핵가족화에 따라 가정의 소중함이 서서히 잊혀져 가는 아쉬움이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부모, 자식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의 한식구라는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것 같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모두가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얼마 전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준 딸의 이야기, 40대 중반 주부인 새엄마가 자신의 의붓딸에게 간을 이식해준 이야기, 인생에서 가장 값지고 큰 재산은 가족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가족 드라마까지.

오늘날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아동폭력 문제, 노인문제, 청소년 문제, 도덕적 해이 등은 과거에는 모두 가정에서 해결되었던 문제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의 출발점은 가정이다. 태어나서 말을 배우고, 평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 가정이다. 따라서 집안이 화목해야 모든 것을 이룰 수 있고, 더 나아가 사회와 나라가 평화롭게 되는 것이다. 가정은 참으로 행복하고 꿈을 실현하는 희망의 원천수가 솟아나는 바탕이 되어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하지 않은 날이 없겠지만 유독 5월에 가족 간에 함께할 수 있는 날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깊이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가정의 따듯한 정을 알리는 많은 이야기들이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