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전하는 대추골의 감동
5월에 전하는 대추골의 감동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1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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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칼럼
이 순 희 <보은군 노인·장애인복지관장>

따뜻한 봄 햇살에 길가의 가로수가 생기를 띄고 산과 들의 풍경과 부드러운 훈풍은 우리들의 마음에 설렘 한 자락을 실어다 준다.

가정의 달 5월, 농촌에서는 벌써 모내기가 시작되었고, 아침 출근길에 모내기가 한창인 논을 스치면서 여러가지 상념에 젖게 된다. 우리 모두는 어느 날 인생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부모의 품안에서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키워주신 부모님 덕에 잘자라 학교도 다니고 어느덧 성인이 돼 어엿한 직장인도 되고 가정도 꾸리고 그렇게 살아간다.

그러나 요즘 우리사회 곳곳에서 가정이 해체되고 사회가 어지러운 여러 현상을 보게 된다.

서로 '당신 없이는 못살아'서 결혼한 부부가 이제는 '당신 때문에 못살아'서 이혼하는 가정, 또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저버리고 부모의 부양에 대한 부담, 부모의 재산 그외 여러가지 이유로 노부모를 학대하는 가정, 아동을 학대하는 가정,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정 등 있어서는 안되는 그런 현상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학생들을 차별하여 상처 주는 교사, 체벌한다고 교사를 고발하는 학생, 교사에게 폭언하는 학부모 등 너무나 삭막한 현 사회를 바라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날로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이라지만 인간으로서 정말 해서는 안되는 이러한 일들이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농촌에 위치한 우리 복지관을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은 아침에 참 일찍 나오신다. 꼭두새벽에 일어나 이미 모종을 심어 놓고 밭에 물도 주고 김도 매주고 어느새 하루 할 일을 다 해놓으시고 복지관에 프로그램 이용자로 아니면 일자리 참여자로 이렇게 부지런하게 하루를 시작하신다.

그 어르신들을 만나면 참 감동이 밀려올 때가 많다. 그중에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하시는 어르신들과 평생학습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시는 어르신들을 뵈면 저절로 미소가 나오고 고개가 숙여진다. 말하자면 학생으로서의 어르신이 스승으로서의 어르신에게 예를 다하시는 모습, 학생이신 어르신들이 어찌나 선생님을 극진히 모시는지 그리고 그런 어르신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어찌나 겸손하게 응대하시는지 참 감동적이다. 젊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며 배워야 할 텐데 아직 우리에겐 그런 지혜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가정에서 부모가 교사를 존경하는 모습을 보일 때 자녀가 교사를 존경할 것이고, 부모가 부모님을 공경하고 효를 몸소 행할 때 자녀가 그 모습을 보고 배워 부모나 조부모를 공경할 것이다. 모든 사회의 기본은 가정이라고 하지 않던가. 가정에서부터 교육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먼저 학교를 탓하고 사회를 탓한다.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 사람사이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다. 가정이든 사회든 마음의 상처가 깊어지면 제대로 된 열매를 맺지 못하고 결국 떨어지고 말 것이다. 사람 때문이든 그 밖의 다른 어떤것 때문이든 관계없이 감동하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어쩌면 찌든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감동이 아닌가 싶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님의 가르침대로 행하고 상식적으로 잘살면 어느 무엇보다도 스승님께는 감동이리라. 우리의 매일은 새로운 시작이다. 그 시작이 감동이 있는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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