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으로 발목 잡힌 환경운동
예산으로 발목 잡힌 환경운동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5.07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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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또다시 두꺼비올챙이들이 이상하다. 몸은 보통보다 두배 세배로 부풀어 올랐다. 빵긋한 몸으로 뒤뚱뒤뚱 걷다 뒤집히면 온 힘을 다해 몸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 놓는다. 그러기를 몇번 힘에 부친 어린 생명들은 두꺼비가 되어갈 즈음 그대로 말라 죽어간다. 그것도 수천마리가.

지난해 산남3지구 원흥이생태공원에서 발생한 두꺼비올챙이들의 이상증세가 올해는 인근 농촌방죽에서 나타났다. 구룡산의 이쪽과 저쪽에 위치한 방죽에서 나타난 똑같은 현상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원인분석에 나서는 등 이상증세에 대한 발빠른 대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두꺼비올챙이 이상증세에 대한 원인분석은 1차 조사를 끝으로 연구는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연구에 필요한 예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해까지 원흥이생태공원에 예산을 책정했던 한국토지공사는 원흥이생태공원을 청주시에 기부채납하며 예산마저 청주시로 전가하고 있고, 청주시는 올해 생태공원 관리비용으로 1600만원을 책정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상증세 여부를 조사하는 모니터링이나 전문가의 연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농촌방죽 두꺼비올챙이들의 이상증세 발견은 환경단체 관계자들을 당혹케 한다. 충분한 연구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예산 문제로 갈 길 먼 환경운동이 발목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두꺼비올챙이들이 보이는 이상증세는 단순히 두꺼비만의 이상증세가 아니다. 생태계의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는 이상증세다.

막대한 돈을 들여도 막지못할 환경 재앙은 결국 인류 재앙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곱씹어야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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