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겠다! 여중·고생의 촛불 민란
미치겠다! 여중·고생의 촛불 민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0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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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김 남 균 <민주노총충북본부 비정규사업부장>

한마디로 미쳐버리겠다. 한번이라도 그들에게 그런 발언력이 있다고 상상할 수 없던 나로서 지난주 진행된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미친소 반대, 명박 반대'를 외치는 수많은 여중고생들의 함성은 충격과 경악, 그 자체이다. 나보다 더 쇼크받은 건 물론 '2MB'(이명박)정부겠지만.

얼마나 극적인가. 다 합하면 보수 200석 국회에 더블스코어 대선결과에 거칠 것 없는 '2MB'정부 아니던가. 상대도 없던 그에게 이들은 '괴물' 그 자체이리라.

그것도 그냥 괴물이 아니다. 보라, 선친재산 다 거덜내고 명색만 양반인, 꼭 조선말기의 '잔반'처럼 무기력한 야당과 진보진영 앞에서 '국내엔 경쟁자가 없다던' 그 호기로운 '2MB' 정부가 한방에 고꾸라질 정도니.

촛불을 둔 여중고생(물론 이들만이 전부가 아님은 분명하다)이 움직이자 '2MB정부'는 취임 두달만에 지지율 35%로 거덜났다. 이 정도면 '식물정권', '산소호흡기 정권' 수준이리라.

'2MB정부'가 얼마나 기겁을 했으면 경찰청장까지 등장해서 '정치구호가 난무하는 불법집회', '지도부 사법처리, 촛불집회 불허'를 얘기하며 호들갑을 떨까. 직접 보지 못한 '간접시청'이지만 이들은 거침이 없다. 단순히 '한·미쇠고기협상'에 대한 비판만이 아니다. 의료보험 민영화문제, 교육정책, 부동산 정책 등 대놓고 '부자정부, 강부자 정부'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다. 이들중 선두대오는 '2MB 탄핵서명'으로 나갔고 그 짧은 시간에 벌써 '120만명'이다. 이들의 외침과 집결이 일시적이고 감정적일까. 전혀 아니다. 아래 외침을 보라.

"경제를 살린다고 어른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 경제가 살고 있나요"

"미국소가 안전하다고 우리가 바봅니까, 경제 살리기 전에 우리 목숨부터 살리세요."

"이랬다 저랬다 교육정책 어른들이 잘못해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우리가 투표권이 없다고 해서 그대로 바라보고 있어야만 합니까."

"건강보험 민영화 할 거라고 하는데 그럼 가난한 우리 식구들은 병나면 어떡합니까." (오마이뉴스, 오연호)

얼마나 논리적이고 구체적인가.

그래서 또 미치겠다. 도대체 우리(나를 포함한 우리 기성세대)는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광우병 쇠고기 파동을 몰고온 '한·미FTA 반대' 투쟁 한답시고 수배생활까지 했던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었던 말인가.

마침 어제 우리지역에서도 철당간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조용히 뒷자리에서 표 안나게 촛불하나 보탰다. 여덟살짜리, 세살짜리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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