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에서 배워라
가마솥에서 배워라
  • 심영선 기자
  • 승인 2008.04.2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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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심 영 선 부장 <괴산>

가마솥의 물은 아궁이에서 태우는 장작불의 뜨거운 열기(가열된 기체)가 가운데로 모아져야 끓는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 열기가 가마솥 중앙부를 집중적으로 달굴 때 물이 끓기 시작한다. 또 명당(땅)과 명산으로 불리는 지역은 산과 땅속의 뜨거운 기운이 수천, 수만년을 지나며 한군데로 모아진다고 한다. 기(氣)를 받을 때 명당, 명산으로 바뀐다는 옛 사람들의 식견도 있다. 이는 곧 '가마솥 원리'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공교롭게도 충북도 12개 시·군 가운데 주변 환경과 여건이 가장 열악하다고 분류된 괴산군이 이 2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우선 군은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는 초대형 군민 가마솥을 보유했다. 국내 지도를 놓고 X축으로 볼 때도 분명 지리적 중심부에 위치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군은 군민들이 십시일반 모금한 성금과 고철로 지난 2005년 8월 청결고추유통센터에 군민 가마솥을 안착시켰다. 이 가마솥은 무게만 43.5톤, 상단지름 5.68m, 높이 2.2m, 둘레 17.85m에 달한다. 초대형으로 11개 읍·면을 상징하는 화로 11개가 옛 부엌의 아궁이 역할을 하고 있다.

군 발전과 군민들의 건승을 기원하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아 제작했다. 하지만 폐기처분설까지 나돌았었다.

그러나 괴산을 찾는 외지인들은 가마솥 바닥에 지폐와 동전을 던지며 행운을 기원한다.

가마솥 주인은 결국 괴산군과 군민들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뜨거우면 물이 끓는 '가마솥 원리'를 아직도 깨달지 못하고 있다. 군은 가마솥의 활용(홍보)가치만 모색했을 뿐 물이 끓는 '원리'를 군정에 접목할 해법은 찾지 못했다. 오히려 일부 군민들의 주장에 따라 가마솥을 옮겨 놓기 위한 방안을 찾던 중 포기하고 수포로 돌렸다.

이쯤에서 군민들과 괴산군 모든 공직자들은 '가마솥의 원리'를 우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군정을 뜨겁게 가열시키기 위해 11개 읍·면 군민들이 가마솥 화로에 불을 지펴야 한다. 이는 곧 군민들의 아이디어가 가마솥에 물 끓듯 솟구쳐야 한다는 의미다.

국토 중심부에 위치한 괴산이 땅속으로 스며오는 기운을 한곳으로 집중시켜 뜨거운 분화구(지역경제)로 솟아오르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전국의 자치단체 가운데 지명에 산(山)이 들어간 곳은 대부분 크게 발전했거나 또는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와 충남의 서산·논산, 경남·북의 부산과 마산·경산지역 등이 그렇다. 고속성장을 이어가는 대표적인 지역들이다. 요약하면 괴산이 바로 이들 지역처럼 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공무원이나 군민 모두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도 테두리 안에서조차 변방지역으로 분류되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사고를 형성해야 할 시기다.

이미 괴산에 주어진 여건과 환경이 열악한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차라리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줄 아는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되고 있을 뿐이다.

백년대계(百年大計)는 차치하더라도 현 상황에서 앞으로 10∼15년 후의 괴산군을 먼저 생각해 보자.

길은 있을 것이다. 스스로 자멸할 것인가, 다시 일어설 것인가, 명품 괴산군을 만드는 해법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 해법을 찾는 것은 군과 군민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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